부산에서 특별건축구역 6곳을 정해 세계적 건축가를 초빙해 디자인 발표 심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누가 맨 처음 기획했을까? 언론 발표를 보면 이해가 잘 안된다. 각각의 다른 6개 후보지에 개별적으로 건축가를 지정해서 20분의 발표와 질의응답 후 심사를 진행해서 그 6개 후보지 중 가장 좋은 대안으로 선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위치와 프로그램이 다른 건축물들 중에서 1등을 뽑는다? A라는대지에 B라는 프로그램의 건물과 C라는 대지에 D라는 프로그램의 건물 중 어느 것이 더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는데 역할을 하는 지 뽑는 것인가?
부산시는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은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글로벌 허브도시가 되는데 건축전문가들이 아니면 잘 알지도 못하는 외국의 건축가들을 데리고 와서 설계를 한다고 글로벌 허브도시가 될까? 건축규제 완화와 각종 혜택을 준다면 지정건축가가 아니고 오히려 국제공모나 아니면 이러한 유명건축가들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할 수는 없었을까? 물론 선정되신 심사위원들이 좋은 안을 결정해 주시겠지만, 열심히 공부해 건축설계를 하고 있는 많은 국내 건축가들 한테는 또 다른 역차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내의 건축가들도 많은 사람들이 해외 유학을 다녀왔고 인터넷과 SNS로 전세계의 디자인도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에 해외의 유명한 건축가들로만 경연장을 만드는 것이 내심 해외 명품을 찾는 심리인것 같아 불편하다. (사실 건축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들이 많은 곳은 일본이다. 건축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 수상자가 가장 많은 곳이 일본이니, 그런데 왜 일본 건축가는 한명도 선정이 안되었을까? 아마도 한일 관계도 많이 고려되었으리라 본다.)
당선되면 건축에서의 핵심인 프로그램과 기획은 해외에서 하고 국내 컨소시엄은 국내 법규와 도서화 작업으로 분리되어 진행될 것이다. 국내의 건축가들이 또다시 조연을 맡게 되는 것이다. 정말로 심사숙고해서 세계적인 건축가를 선정했다면 20분 발표와 20분 질의응답 용으로 주는 금액도 만만치 않을텐데 그 절반의 가격으로 국내의 숨어있는 재능있는 건축가에게 기회를 주었다면 어떠했을까? 부산의 미래를 유럽과 미국의 건축가들에게 맡기지 말고 국내의 건축가들에게 맡기고 기회를 주어 스타건축가를 탄생시키는 데 부산시가 일조를 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부산의 미래를, 우리의 미래를 왜 굳이 외국의 힘을 빌리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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