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야기7] 서울우수한옥의 촌극 - 적산가옥 논란(본문 추가)
건축을 전공했지만 한옥에 대해서는 대학교에서 1년? 한학기? 강의를 들은게 전부이고 방학때 고건축 답사 및 모형제작 외에는 한옥에 대해 배운 경험과 지식이 없지만, 아주 어렸을 때 외갓집은 조계사 뒤편의 개량한옥이었다.(지금은 조계사가 확장하여 흔적도 없어진 곳) 당시 화장실이 집안에 있던 우리집(단독주택)에 비해 마당 가운데에 있던 화장실은 어린 나에게도 겨울밤 화장실에 어떻게 가지 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하게 만들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80년대 초였으니 개량 한옥이래도 지금보다도 더 개량이 안되어 단창미서기 유리문만 설치한 난방도 안되는거실 (마루)에 소파를 놓아 발이 시려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여름날 ㅁ자형 한옥의 거실에서 한옥지붕 처마에서 보이는 여름 하늘과 기단 한쪽 구석에서 연탄화로에 닭똥집을 구워먹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1. 언제부터 한옥이 재조명 되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중앙청을 철거하고(조선총독부 건물) 경복궁을 복원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주변의 인사동,삼청동의 유입이 많아지면서 부터 북촌 한옥마을도 주목받지 않았나 싶다. 이국적인 한옥단지의 모습을 둘러보는 것이 그들에게는 민속촌을 둘러보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서울시에서도 2001년도에 북촌 마을 보존정책이 시행되면서 지금까지 한옥이 재조명되고 있다.
2. 서울우수한옥?
2016년부터 서울우수한옥선정 행사를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다. 벌써 9회 째를 맞고 있다고하는데 우수한옥으로 선정될시 큰 특혜는 없지만 서울시에서 인증서와 기념표식을 받는 약간의 명예스러운 것이다.(약간의 보수비용도 지원)별 문제 없는 이 서울시의 행사에 이번에 후보로 선정된 한가지 한옥이 이슈가 되었다. 바로 우수한옥에 적산가옥이 선정되었다는것이다.
3. 적산가옥 이란 무엇인가?
적산가옥의 적산'(敵産)은 '적의 재산', 혹은 '적들이 만든'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적들이 만든 집이라는 뜻이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조선에 거주하면서 그들의 양식으로 지어진 집이다. 현재도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지역에 많이 남아있어 영화 촬영의 무대로도 사용되고 근대화 유산으로 지정된 것들도 있다.( 왜 이것이 근대화 유산인지 궁금하다. 무슨 근거로 보존의 의미를 부여하였는지도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4. 서울시는 적산가옥과 한옥을 구분하지 못했을까?
기사를 보면 선정사유로 1948년 일제강점기라는 표현도 나왔다는데, 도대체 서울시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서울시 선정투표사이트에는 투표기한이 남아있음에도 (12월21일/22일) 확인하면 관련 투표 웹페이지는찾아볼 수 없다. 금요일 오후 5시에 올라간 뉴스기사를 보고 일단 급하게 관련 웹페이지를 지운듯 하다.
5. 좋은 취지에 약간의 아쉬움
뉴스기사의 내용을보면 [ “1948년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한옥으로 큰 도로에 면하는 상업건물과 한 필지 내에 함께 일자형 한옥으로 배치돼 있다”며 “일제강점기 조적 건물과 한옥의 결합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조적건물과 한옥을 결합하는 드문 사례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건물임은 틀림이 없으나
그 건물이 우리가 보존해야 할 우수 한옥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후보군을 선정할 때 나름 한옥 전문가들과 후보작 선정을 거쳤을 텐데 뉴스가 나오자 투표기한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웹페이지를 내리는 행위는 너무 아쉬운 행정으로 보인다. 전문가 분들의 의견을 다시 올리고 계속 후보작으로 둘지는 서울시가 결정하면 될일이다.
결국 시민투표는 올해의 공감한옥이고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한옥은 올해의 서울한옥이니 뭐가 됐건 둘 중에 포함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결합된 모양(디자인)도 좋지 않아 보이고 시대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한옥도 아니니 말이다. 다만 여기서 1948년 일제 강점기 란 글을 그대로 올린 담당자는 국사 시험을 보고 들어오는 공무원이 어떻게 되었는지 의심이 되는 부분이고 그 분은 해당 업무를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올해 처음 진행하는 시민투표이고 금요일 오후 늦게 올라온 기사에 급하게 투표 웹페이지를 내린 것 같은데 주말이 끝나고 해당 내용을 설명하는 자료를 다시 올려서 투표를 진행했으면 싶다. 좋은 취지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이런 일로 흔들리지 말고 지속적으로 사업이 진행되었으면 한다.
※ 추가수정 : 12/23 13시 부터 12/25 23시까지 투표창이 다시 열렸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향원재는 그대로 있네요. 해당일에 본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은 투표하러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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